요새 연예계 마약 문제가 큰 대두가 되고 있다. 마약 이슈가 떠오르면서 그와 관련된 호르몬인 도파민도 세간의 집중을 뜨겁게 받고 있다. 원래는 대중들은 엔돌핀 피톤치드 이런 것은 알았어도 의학용어인 도파민은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는 단어인데. 요새 이 용어에 다들 익숙해진 것 같다.
도파민은 우리 인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인데, 주로 쾌락과 연관되어 있다. 재미있는 영상을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분비가 되어 우리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도파민은 중독과도 연관되어 있는 호르몬이다. 담배 술 마약 등 강력하게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물질 등을 하면 당장에는 높은 쾌락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다시는 그마만큼 의 도파민 분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그 물질을 더 원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중독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술 담배 마약은 몸에 안 좋고 나쁜 거니까 하면 안 되는 거라고 하자. 요새 슬슬 하지 말아야 되는 행동들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다. 게임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및 인터넷 중독 그리고 도파민 중독까지. 이런 것들에 중독되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며 하지 말아야 된다는 주장이다. 인터넷에는 "도파민 디톡스"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도파민이 디톡스 해야 될 정도로 우리에게 독(Toxin)이 되는 것일까?
사실 나 포함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남자들은 도파민 디톡스 경험이 다들 있다. (군대시절) 나는 군대를 장교로 가서 훈련소에서는 1 달반정도만 있었는데, 도파민 디톡스한다고 뭐 일상생활 소소한 행복 느끼고 그런 건 없긴 했다. 그 대신 사회 나와서 처음 먹는 치킨이랑 곱창이 죽을 정도로 맛있긴 했었지..
먼저 중독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 볼 필요가 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중독에는 신체적 중독, 정신적 중독 두 가지가 있다. 신체적 중독은 농약 중독처럼 독극물에 중독된 경우이고. 정신적 중독. 즉 탐닉이 바로 여기서 다루는 중독과 연관된 단어다. 여기서 쓰는 중독은 탐닉, 정신적 중독만 뜻하는 걸로 하자.
(정신적) 중독의 정의는 "신체적 혹은 정신적 원인으로 강화 효과가 생겨 특정 행동이나 물질 등에 집착하여 정상적 생활에 장애가 생긴 '정신적, 의존적 중독'이다." 라고 한다. 말이 좀 어려운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이거다.
"정상적 생활에 장애."
즉, 정상적 생활에 장애가 생긴다면 중독이고, 없다면 중독이 아닌 것이다. 마약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이 생기니까 당연히 금해야 하겠지만. 술도 일상생활에 지장 없게 적당히 마신다면 그냥 여흥거리일 뿐이다. 그 좋다는 운동도 너무 심하게 하면 관절 상하고 다칠 수가 있다. 그래도 헬스에 중독된 사람은 허리디스크 터져가면서 데드리프트 하더라. 또 가장이 일중독에 걸리면 본인은 커리어상 좋겠지만 가정화목에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커피도 어떻게 보면 술과 마약이랑 비슷한 면이 많다. 커피도 마시면 기분 좋아지는 물질 중에 하나다. 또한 엄연히 중독이 되는 물질이고 너무 많이 마시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내성도 생기고 의존도 되고 금단증상도 있고... 어떻게 보면 합법적 마약이다. 그런데 커피는 마약으로 정하고 금지 안 하는 게 일단 일의 능률(!)이 올라가고 몸에 부작용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에 지장 가는 것이 문제인거지 그 수단이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괜히 게임 유튜브 등을 안 좋은 거라고 매도하지 말자.
전교 1등 아이가 만약 게임을 실컷 한다고 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냥 공부도 잘하고 게임도 잘하는 엄친아인 것이다. 이건 잘하는 게 하나 더 생겼으니 칭찬해줘야 한다. 근데 원래 공부 못하는 친구가 게임을 실컷 했고 성적이 여전히 바닥이라면? 공부 못하는 거는 괜히 애꿎은 게임 탓이 아니다. 게임 안 해도 성적은 안 오를 가능성이 높다. 괜히 밖에 쏘다니다가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탈선하느니 차라리 게임이 건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중독이 왜 생겼냐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어딘가에 중독이 된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힘든 걸 잊기 위해 어느 한 곳에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 중독환자 담배 심하게 피우는 골초들은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 있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하지 말아라보다는 뭐가 그렇게 힘든 건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엄청난 중독성과 폐해를 가지고 있는 마약조차도 진짜 필요한 사람이 사용하면 약으로 쓸 수도 있다. 요새 미국에서 무시무시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신종 마약 펜타닐. 원래는 치료용으로 나온 마약성 진통제다. 마약을 쾌락을 위해 사용하는 게 문제인거지, 전문의의 판단하에 적당량을 암환자, 만성통증질환자, 수술 직후 심한 통증을 가진 환자에게 쓰면 훌륭한 진통제다. 그걸로 인해 중독되는 사람들은 1%도 안된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 일상을 돌이켜 보면. 사실 상당한 참을성과 인내심이 필요한 환경이다. 하루에 8시간 가만히 앉아서 수업 듣기. 관공서에서 진상고객 상대하기. 공사판에서 육체노동하기. 하루종일 서서 머리 자르기. 빌런 상사 밑에서 일하기. 이거를 스트레스 없이 버티기 쉽겠는가?
우리 현대사회 인간과 100%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원시 시대 조상님들을 타임머신 타고 불러와서 의자에 앉힌 다음 가만히 있으라고 치자. 5 분만되어도 엉덩이 근질근질하다가 밖으로 뛰쳐나갈 것이다.
원시시대에는 학교, 직장 이런 게 없었다. 우리 인간이라는 생물 자체는 애초에 이런 곳에서 잘 적응하려고 설계되지 않았다. 그런 환경을 버티는 것은 그곳이 편해서가 아니라 이성을 활용해서 최대한 뛰쳐나가고 싶은 본능을 참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참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도파민 과잉, 예전에 비해 자극적인 영상 음식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자제해야 합니다." 이런 주장들은 우리 인간이라는 생물이 원시시대에 비해, 또 몇십 년 전에 비해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 놓였는지를 간과해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이다. 게임, 맛있는 음식, 술, 야동, 유튜브 등등 이런 것들은 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정신적 진통제인 것이다. 그걸로 인해서 일상생활의 고통이 잠시 잊힌다면 나는 그것을 추천한다. 다만, 일생생활에 해가 될 정도로는 하면 안 되겠다. (그래서 만약 직업이 없는 백수라면 자극적인걸 추구하기보다는 건설적인 활동을 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원시시대라고 쾌락행위가 아예 없던 것도 아녔다. 원시시대에도 성관계가 있었으니까. 성관계는 쾌락물질들이 범람해 있는 지금 현시대에도 쾌락 지수로 치면 거의 마약 다음가는 강력한 것이다. 그만큼 성관계는 우리 뇌에 도파민을 폭격하는 행위다. 심지어 원시시대는 동물처럼 아무하고 다 관계 맺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자극적으로 성관계를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 그런 걸 보면 꼭 쾌락을 위한 행동이 몸에 해가 되는 건 아니다. 요새 현대인들은 연애도 못하고 성관계 할 체력도 없고 해서 성적 욕망을 야동으로라도 해소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도파민이다 뭐다 해서 지양하자는 것은 너무 사람들을 억압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옛 성현들은 중용의 도를 항상 강조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뭐든 "적당히" "즐기는 게" 좋다. 심하게 억압하거나 너무 빠지거나 하면 둘 다 미련한 행동인 것이다. 결국 사람의 인생 목표는 스트레스 잘 관리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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