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외상중증센터 드라마 후기
스포주의
요새 인기가 많더라.
원작자 이비인후과 의사 이낙준 선생님 대단하다.
문&이과 통합형 인재.
이 드라마의 힘은 훌륭한 고증에서 나온다고 생각함.
내가 의학 드라마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갓 의대 졸업한 20~30대가 대학병원에서 명의랍시고 돌아다니는 설정인데
모 드라마에서는 얼굴에 솜털 난 젊은 의사가 외과 과장이라고 하며 집도하고 난리핌.
백강혁 역할을 맡은 주지훈배우는 마냥 젊지 않고, 40대임. 또 백강혁도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베테랑으로 나옴.
물론 그의 능력도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그 정도 험하게 구르고 갖춘 수술 실력? 인정이다.
내 생각에는 그래도 최소한의 개연성을 확보했다고 본다.
그리고 어떤 드라마에서는 수술을 흙먼지 날리는 곳에서 함. 그러면 몸속에 흙 다 들어간다..
근데 외상 중증센터는 남수단에서도 수술방 찾으려고 열심히 돌아다닌다. 피도 없으면 수술 못하고..
다른 의학 드라마였으면 "피 한방울 안흘리고 수술한다!" 요랬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백강혁이 아무리 천재고 날고 긴다해도, 혈액팩 없이는 수술을 못한다.
최소한으로 지킨 설정들. 이런 것을 어려운 말로 핍진성이 있다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런 연출이 드라마를 보는 데 몰입이 방해되지 않게 했다.
그리고 아무리 백강혁이 뛰어난 인물이더라도, 정치적 능력까지 완벽하지는 못했음.
욱하는 성격, 윗대가리 의사들의 견제 등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음.
그런 인간적인 면모도 있었다는 게 매력적인 캐릭터 형성에 일조한 듯.
그리고 수많은 미디어 중에서
정치인이 부정적으로 나오지 않는 몇 안되는 작품같다.
보건복지부 장관님 흑막 아니고 계속 우리편이었음.
병원장이랑 항문외과 의사도 알고보면 착한놈이었고.
그런데 숨겨진 진실 하나 언급 해보겠다.
이 드라마 갈등의 핵심이 외상센터 적자 문제인데...
시스템이 적자가 안되게 만들면 모두 해결되는 문제 아닌가?
외상센터 헬기 한번 띄우는데 돈, 수술하는 데 돈, 다 돈인데.
그런 일을 할때마다 행위별로 돈을 정부에서 다 지급해준다면.
병원장이 쌍수들고 백강혁을 반길 것인데.
진료볼때마다 적자가 누적되니까 버럭버럭 하는것이다.
병원장도 나쁜놈 아니라 충분히 현실적인 캐릭터임.
병원도 흙 파서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흑자를 내야 계속 운영 및 리모델링이 가능할텐데..
그리고 드라마 중간에서도
수익 1~3위가 장례식장 식당 주차장이었음.
병원 수익 시스템이 아주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
결국 그런 수익 문제만 해결되면 환자, 백강혁, 병원장 모두가 해피한 상황일텐데.
그리고 외상센터도 백강혁의 사명감 때문에 돌아가는거지
백강혁 떠나면 과연 후임자가 열심히 환자를 치료하려고 할까.
허구한 날 병원장한테 혼나니까 소극적으로 될거고. 다친 환자들한테 다른병원 가라고 토스 할거고.
결국엔 시스템을 완성시켜서 병원장 자리, 외상센터 과장자리에 그 어느 누가 오더라도 외상센터가 잘 굴러가게 해야 함.
하지만 결국 그런 시스템을 정착시키려면 보험료가 많이 나올거고.
시민들은 반발할거고, 정치인들은 표 잃을까봐 추진 안할테고.
수가를 올리고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이야기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격이다.
단순히 드라마 안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 이야기다.
며칠전 9억이 부족해서 외상외과 문을 닫았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대로는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은 미래가 없다.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모두들 평소에 최대한 알아서 건강하게 몸관리 해야되고,사고 등이 나지 않게 기도만 해야 한다.